(지금은 방구석 기획자지만, 이전에는 뭉게 기획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담은 포스팅입니다)
기획에 ㄱ도 모르고.. '백지' 그 자체 였던 나는, 서비스 기획을 '해커톤'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다. 백엔드, 프론트도 모르면서 무작정 주변 지인 5명을 끌어모아 2022년 KISA에서 주최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개발경진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순간 부터다.
나의 관심 도메인은 금융이고, 당시 아-주 열심히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공부하던 시기에 금융데이터를 분석에서 끝내지 않고 실제로 사람들에게 서비스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걸 경험해 보려면? 어디서 해야 하지?에서 해커톤 대회에 무작정 신청했다. 사실 1차에서 붙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회 취지에 맞는 아이디어의 힘이 컸던 거 같다.
결과는 최우수상을 수상했었고, 이후 나는 데이터분석가가 아닌 기획자 라는 새로운 진로를 목표가 생겼다.
KISA 마이 핀테크 해커톤
▼별거 없는 KISA 40시간 해커톤 후기 ▼
KISA 마이 핀테크 40시간 해커톤
블챌 3주차 막차 탑승... 6월 3주차 = 해 커 톤 처음 KISA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개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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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최우수상을 수상해 나는 '기획자'라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해커톤을 하며 흥미로웠던 점이 지금껏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었다. 학부 수업에서는 매일 데이터보면 EDA 하고, 머신러닝 돌리는 재미없는..? 파이썬을 두드리다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구현되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라 느꼈다
아 내가 지금까지 아무생각 없이 쓰던
서비스가 이렇게 만들어진건가?
이 분야 좀 재밌다?
마켓컬리 핵페스타 2022
지금 생각해 보면 불과 1년 전이지만 무(無) 지식이 주는 힘은 엄청났다. 당시 컬리에서 오픈챗방을 만들어줘서 그곳에서 팀원을 구해 KISA 해커톤이 끝나자마자 마켓컬리 핵페스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획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지만 아이디어 도출 -> 유저 플로우 그려보고 -> 기능 생각 순서로 구글 검색으로 따라 하면 어찌어찌 서류를 냈다. 근데 또 본선진출 합격하면서 내가 진짜 '기획'에 소질이 있나? 이게 왜 되는 거지?라는 의심과 함께 열심히 본선을 준비했다.
본선 후 결선에서는 탈락했지만, 돌이켜보면 뭔가 나는 이때부터 잘못된 기획의 길을.. 걷게 된 건 아닐지..ㅎ
피그마 정복기
이후 작년 9월 막학기 복학을 했고, 9,10,11월은 학교를 다니면서 Figma를 열심히 배웠다. 컬리 해커톤을 준비할 때 디자이너 친구가 피그마를 쓰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내 모습에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원래 주/복수 전공생들만 들을 수 있었던 학과의 피그마 수업이었는데, 피그마를 너무 배우고 싶어서 직접 담당 교수님께 메일을 썼다. 청강이라도.. 듣고 싶다고..!
교수님께 내 간절이 전달된걸까. 학점으로 정정당당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처리해 주셨고, 나는 이 과목을 어떤 수업보다 진심으로 임했다. 전공생들 사이에서 한 학기 내내 리디자인 프로젝트로 중간, 기말고사를 대체했는데, A0를 받을 만큼! 열심히 했다.
정말 매-일-매-일 피그마에 살았다ㅎ (내 전공 통계는? 막학기에 0과목을 수강했다)
구름톤 4기
이렇게 피그마를 배우고,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면서 뭔가 기획자로서 뭔가 준비가 돼 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열리는 구름 X카카오 구름톤에 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로써 나는 작년 하반기 동안 무려 3번의 해커톤을 경험했다.
이때 정말 해커톤에 미쳤.. 아니 중독되었던 거 같다. 단기간에 뭘 만든다는 게 그냥 마냥 재밌었고, 정말 그냥 너무 재밌어서 계속 도전을 했던 거 같다.
(그나저나 요즘 구름톤 8기 모집 중이던데... 벌써 8기라뇨!)
구름톤 in JEJU 8기 모집
kakao x goorm 제주에서 펼쳐지는 해커톤
9oormthon.goorm.io
구름톤에서는 최종 3위까지 수상식이 있는데, 우리 팀은 3위안에 들지 못했다.
왜 수상을 못했냐?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기능이 많아서 구현하기가 힘들었다. 구름톤에서 내가 느낌 수상 기준은 구름톤은 '완성도'다. 무조건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우리 팀원들 3박 4일 동안 잠도 3시간밖에 못 자고 너무 고생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볼륨이 크게 기획을 했던 것 같아서 아쉽다.
나의 해커톤 부작용 주저리
작년에 이렇게 해커톤을 경험하며
내가 느낀 기획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
결국 아이디어 싸움
이구나
그러나 요즘 내가 느끼는 기획은
'뭉게뭉게 풀어진 생각을 정리하는 것'
기존의 것을 개선시키는 것도 기획이고,
사람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이야기하는 것도 기획이며,
이것을 다른 집단에게 소개하며 '설득'하는 것도 기획
이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도,
아이디어 싸움도 아니라는 것을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아니 이야기하려고 이 글을 썼다...!)
아무래도 해커톤은 '대회'라는 특징상
참신한 아이디어의 비중이 높은 점
+
짧은 기간 안에 화면으로 보여줘야 해서
무작정 화면부터 그렸던 안 좋은 버릇
애초에 나는 데이터의 흐름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데.
와이어프레임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몽땅 다 그려서 보여주고
이대로 개발해 주세요 라 했던 모습을 반성한다.
물론 아이디어도 중요하다, '차별성' 때문에.
하지만 이것이 결코 처음과 끝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정말 유저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쓸까?
왜 이 서비스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기능이 왜 필요한데?
정말 필요한 걸까?
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하나의 논리구조를 만드는 것,
사실 해설지도 답지도 없는데,
해설지를 하나 엮는 거 마냥 생각하고,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
기획이라고 혼자 정의해본다
그래서 <뭉게 기획>이라고 블로그 이름을 바꿨다.
흩어진 생각들을 똘똘 뭉치는 기획자가 되고 싶거든요!
기획자로 성장과 고민거리, 그 모든 것을 이곳에 담아보자__:)
- 이상 회고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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